15일 국세청장 후보자에 오른 김덕중(金悳中) 중부지방국세청장은 청와대의 인선 발표 직후 일성(一聲)으로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세수(稅收) 확보를 내걸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경제 여건이 어려운 시기에 새 정부의 국세청장 후보자로 내정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무엇보다 새 정부 국정 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국세 수입을 확보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로 인해 세수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세금 징수의 첨병 역할을 해야 하는 국세청 수장이 된 데 대한 부담감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 사항인 지하경제 양성화와 이를 통한 탈세 근절, 세금 확보 등의 성패는 고스란히 김 후보자의 어깨에 달려 있다.

김 후보자는 이어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서민층에 지나친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충분히 유념하겠다"고 했다.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대의명분도 중요하지만 약자로 분류되는 중소업체와 서민을 잘 살피겠다는 뜻으로 평소 일 처리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온 김 후보의 내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김 후보자는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격에 일 처리가 꼼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국세청에서 30년 가까이 일해온 조세 행정 전문 관료이다. 인사(人事)를 할 때에도 부하 직원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소통을 중시하며, 자신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후배에게도 존댓말을 써 지나칠 정도로 겸손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 후보자는 기획 분야에 밝다. 백용호 전 청장 시절 기획조정관을 맡으면서 감사관·전산정보담당관·납세자보호담당관 등의 고위직을 외부에 개방하고 국세행정위원회를 만들어 국세청 주요 업무에 대한 외부 인사들의 조언을 듣도록 했다.

지난해 징세법무국장 시절 '숨긴 재산 무한 추적팀'을 신설해 탈세한 대기업 사주 등의 은닉(隱匿) 재산을 추적, 두 달여 만에 4000억원의 세금을 거둬들였다.하지만 그의 신중한 업무 스타일이 평상시 국세청장엔 맞지만 지금처럼 1백35조원의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선 2% 부족하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서울국세청 직원들의 뇌물 사건 등으로 국세청 내부 개혁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인화(人和)를 강조하는 김 후보자가 대대적인 물갈이를 포함한 강력한 개혁 인사를 단행할 수 있을지도 시험대에 올라 있다.김 후보자는 지난해 1급(중부국세청장)으로 승진할 당시 6억382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로 대전시 원정동의 임야 7835㎡를 2천91만원(공시지가)으로 신고했는데, 김 후보자는 "상속받아 선영으로 쓰고 있고 부동산 투기와는 관련 없다"고 밝혔다.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6억9천2백만원짜리 아파트 158.91㎡를 4억3천만원에 세를 주고, 자신은 서울 방배동 아파트(155.85㎡)에 전세(3억8천만원)로 살고 있다. 육군 중위로 병역을 마쳤고, 장남(27)도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다.


김 형곤 /보도2국장

김 형곤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