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내정자 소유 고속도 옆 땅 목축 부적합.값은 9년 새 4배 올라 -

15일 경기 평택시 월곡동의 한 목장 부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가 소유한 땅으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는 곳이다.

월곡마을회관에서 1㎞ 떨어지고 인적이 뜸해 한적한 이곳은 폭 2~3m의 좁은 도로를 통과해야 들어설 수 있다. 마을 사람들이 농로로 사용하는 이 도로는 1990년대 새마을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 소유의 경기 평택시 월곡동의 목장 축사가 15일현재 키우는 가축이 없는 상태에서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택지개발 발표 1년 전 집중 매입.지금은 거의 폐허목장용지·전답, 사는 집과 멀어 농지법 위반 가능성 최 내정자 소유의 목장 부지에 들어서자 폐가처럼 흉물스러운 축사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소나 돼지를 키운 지 꽤 오래돼 보이는 이 축사의 지붕은 군데군데 뜯겨졌고, 벽은 허물어진 채 방치돼 있었다. 사람 손길이 닿지 않은 지 한참 된 듯 보였다. 이 마을에 사는 박모씨는 "이 축사의 경우 언제부터인가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가축을 키우지 않은 지 몇 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축사는 경부고속도로에서 불과 50여m 떨어진 곳에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 소음이 상당한 곳이다. 소나 돼지 등 가축들이 소리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목장으로서는 부적절한 위치로 보였다.토지대장에 논과 밭으로 돼 있는 축사 옆 땅은 과수원이 돼 있었다. 배나무가 빼곡히 심어져 있었다.

이 일대는 한때 부동산 투기 광풍이 몰아쳤던 곳이다. 월곡동과 죽백동 등의 경우 2004년 말 정부가 이곳 인근 303만2000㎡ 부지에 4만4000여명을 입주시키는 대규모 택지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기꾼들이 몰려왔다.

최 내정자도 이곳 목장 부지 5필지 9251㎡(월곡동 296-1, 4, 8, 304, 305)를 개발 계획이 발표되기 1년 전인 2003년 초에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최 내정자 소유의 토지가격이 8~9년 사이에 4배 이상 치솟았다고 전했다.

공시지가상 2003년 매입 당시 1㎡당 9천200원(월곡동 305), 1만4천600원(월곡동 296-8)이던 것이 지난해 말 각각 6만6천100원, 6만2천700원으로 올랐다.

공시지가로만 볼 때 5필지의 토지가격이 5억8천9백71만원으로, 2003년 매입 때보다 4억5천9백63만원 올랐다. 거래가 드문 편이긴 하지만 소사택지지구의 영향을 받아 이 일대 토지 실거래가가 1㎡당 30만원을 웃도는 점으로 미뤄볼 때 최 내정자가 소유한 토지 가치는 30억원을 넘는 셈이다.

농지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있다. 경향신문이 최 내정자 소유의 토지대장을 확인한 결과, 매입한 땅은 모두 목장용지나 전답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토지 매입자가 거주나 농사 목적으로 이 땅을 샀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최 내정자의 거주지는 대전 유성구로 돼 있다.

공동명의로 돼 있는 가족들의 거주지 역시 서울과 과천이다.평택시 관계자는 "서류상으로만 본다면 대전과 서울에 사는 땅주인이 평택을 오가며 농사를 지을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부동산업주 김모씨는 "최 내정자의 땅은 고속도로에 인접해 시끄럽고 안성IC와도 3㎞ 이상 떨어져 여러 면에서 조건이 좋은 곳이 아니지만 부동산 투기 바람을 타고 땅값이 많이 오른 편"이라고 말했다.

김 형곤 /보도2국장

김 형곤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