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KMDC 주식 매입 사실 누락 및 국회 인사청문회 위증' 의혹이 김 후보자의 추가적인 '거짓 해명' 의혹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김 후보자 사퇴 요구가 표출되는 등 여론도 갈수록 악화되면서 당초 '임명 강행' 쪽으로 기울었던 청와대 기류에도 미묘한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김병관(오른쪽에서 세 번째)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1년 1월 자원개발 업체인 KMDC 관계자와 함께 미얀마를 방문해 관련자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청와대는 20일 오전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여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지만 김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해서는 다들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후보자 임명 강행 방침에 변화가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까지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얘기도 들은 바 없다"고만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도 "대통령이 판단하실 문제이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야당 등으로부터 각종 의혹 제기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결격 사유가 확인된 것은 없다"며 김 후보자 임명을 기정사실화했던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이 같은 기류 변화는 새롭게 제기된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이 이전의 것들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문화일보 보도를 통해 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위증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도덕적 문제가 아니라 법적 문제로 성격이 바뀐 것이다.새누리당 기류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김 후보자의 주식매입 누락에 대한 변명은 구차하고, 거짓말도 너무 심했다"면서 "대통령을 욕되게 하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다른 중진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장관 1∼2명이 임명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고, 그 중 한 명이 김 후보자인 것 같다"면서 "너무 문제가 많이 터져 당에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주식 보유 사실을 누락했다면, 그것이 고의든 실수든 청문 절차를 방해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20일에는 김 후보자의 거짓 해명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KMDC 주식 신고 누락 이유를 '단순실수'라고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고의적으로 누락했다는 정황들이 나온 것이다. 민주통합당이 이날 공개한 사진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2011년 1월 KMDC와 미얀마 측이 현지 광구 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당시 미얀마를 방문해 사진까지 찍었다.


김 형곤 / 보도2국장

김 형곤 /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