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민주통합당 모습에서 '제1야당'의 위엄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략, 혁신과 탈계파, 인물이 부재한 '3무(無) 정당'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민주당은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4월 재ㆍ보궐선거를 어떤 전략으로 치를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이 지난 24일 "거듭된 인사 사고와 오만한 국정 운영에 대한 견제와 심판으로 승리하겠다"고 밝힌 정도다. 특히 25일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 지역을 무공천하기로 결정하면서 민주당은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다.

예상되는 재ㆍ보선 결과 역시 참담하다. 국회의원을 뽑는 세 지역에서 당선자가 전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단체장(경기 가평군수, 경남 함양군수)까지 확대해도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조차 없다.

기초ㆍ광역의원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는 한 재ㆍ보선 전패라는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수도권 재선의원은 "박근혜 정부 초반의 실책을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민주당 간판을 내걸고 나가서 승리할 유력 후보 한 명 없는 민주당이 제1 야당이 맞는지 한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 후 약속했던 당 혁신과 탈계파주의를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지난 1월 취임 당시 "뼈를 깎는 각오로 당을 혁신하고 신뢰 회복을 위해 당내 계파 청산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주류와 비주류 간 싸움은 진행형이다.

우상호 의원이 주도한 486그룹 해체가 사실상 유일한 탈계파 움직임이다.당장 5ㆍ4 전당대회가 '김한길 대 반(反)김한길' 구도로 전개되면서 해묵은 감정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친노무현계 의원은 "비주류는 당 혁신과 정계 개편을 명분으로 안철수 세력에 민주당을 넘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김한길 의원은 최근 "제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며 친노 주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무기력에 빠진 민주당에서 가장 개혁적이어야 할 '초선의원'들이 침묵하며 행동에 나서지 않는 모습도 문제로 꼽힌다.

초선의원 50여 명 중 2001년 정풍운동으로 권노갑 등 동교동계를 물러나게 했던 '천신정'(천정배ㆍ신기남ㆍ정동영)이나 2007년 대선 패배 후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해 차기 총선 불출마 등을 요구했던 '강단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초선 33인이 혁신선언을 했지만 파괴력은 없었다.3선 중진 의원은 "초선발 정풍운동은 기득권을 먼저 포기하고 당 지도부 약점을 여론의 힘을 빌려 공략해야 성공한다"며 "현재 초선들은 과거 누구보다 빠르게 패거리 정치 문화에 물들었다는 점 그리고 구심점이 없다는 점 때문에 힘이 없다"고 분석했다.

김 형곤 /보도2국장

김 형곤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