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촉발한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이 지방자치단체장 간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홍 지사의 진주의료원 폐업 강행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지사가 잇따라 비판하고 나선 것이 발단이다.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이 가세하면서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논란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홍준표 지사와 박원순 시장 두 사람은 지난 5일 오후 거의 동시에 국회를 찾아 진주의료원 폐업 문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박원순 서울시장·김문수 경기지사(왼쪽부터)논란의 주인공인 홍 지사는 새누리당 소속 경남 의원들과 당정협의를 갖고 진주의료원을 폐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진주의료원은 노조를 위한 병원이지 공공의료를 위한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홍 지사가 국회에 도착하기 전 박 시장도 국회를 찾았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해 국회에서 이틀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던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을 찾아 지지·격려한 자리다.

박 시장은 "서울시에도 (공공의료기관인) 시립병원이 열 개 넘게 있는데 적자여서 혁신도 하고 공공성도 높아지게 지도했다"고 말했다. 공공의료기관이 적자를 낸다고 폐업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를 밝힌 것이다.

박 시장은 농성장 방명록에도 '의료의 공공성이 더 높아지도록'이라고 적었다.김문수 경기지사도 지난 2일 한양대 최고경영자과정 조찬모임에서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경기도립병원을 유지해야 한다는 설문조사가 도민의 1%만 나오면 나는 병원을 없애지 않겠다.

도립병원이 노숙자들 병 고치고 어려운 사람들 고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 내 6개 도립병원도 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경기도는 폐업하자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홍 지사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지사의 발언이 알려진 뒤 홍 지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김 지사가 그러니까 경기도 살림이 엉망(인 것)"이라며 "도 살림이나 잘 살피라"고 반박했다. 홍 지사는 "(김 지사는) 보수층에서는 의심받고 진보에서는 배신자로 불린다"며 "여론을 따라가는 게 지도자가 아니다.

여론을 만들어가는 게 지도자"라고 말했다. 그는 "안티가 가장 많은 사람이 지도자 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DJ, YS 안티가 얼마나 많았느냐. 그것을 돌파하고 지도자가 되었다. (그들을) 김문수와 비교해보라"고 덧붙였다.


김 형곤 /보도2국장

김 형곤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