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숭실대·숙대 기부금 현황 조사생색내기 등록금 인하에 압박용 카드 활용 -

감사원이 새정부 들어 처음으로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을 대상으로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공약인 '반값 등록금' 시행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원의 주요 대학 감사는 지난 2011년 전국 66개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등록금 본감사 이후 2년만이다.29일 교육부와 대학들에 따르면 감사원은 숭실대와 숙명여대에 공문을 보내 최근 3년간(2011년~2013년) 기부금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두 대학은 구체적인 기부금 수입 외에 기부금이 사용된 장학금 등 교비에 대한 전반적인 자료를 주무부처인 교육부를 통해 감사원에 제출했다.숙명여대 관계자는 "감사원이 교육부를 통해 기부금 내역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교비회계와 법인회계 등 재정적인 부분이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는 만큼 문제될 소지는 없다"고 주장했다.

숙명여대는 1985년부터 2009년까지 15년간 기업과 동문 등에게 유치한 기부금 6백85억원을 재단 계좌로 편입했다가 마치 재단이 학교에 지원하는 법인전입금인 것처럼 위장해 불법 운영해온 사실이 지난해 초 드러난 바 있다.

숭실대 관계자는 "해당 자료를 감사원에 낸 상태"라며 "감사원은 공문에서 현행 감사원법과 사립학교법을 근거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전했다.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감사에 앞서 해당 기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절차를 밟는다"며 "하지만 언급된 대학의 감사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는 두 대학에 대한 기부금 조사가 대대적인 대학 감사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서울의 한 대학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으로 '반값 등록금' 실현을 내세웠지만 올해 평균 등록금은 고작 0.46%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사원이 반값 등록금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기 전에 전국 규모의 대학 감사 카드로 대학들의 자발적인 등록금 인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형곤 /보도2국장

김 형곤 /보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