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여류작가 제인 오스틴의 명작 ‘오만과 편견’은 올해로 탄생한지 무려 200주년이다.1813년 세상의 빛을 본 이후 그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인기를 모은 이 소설은 제목부터 참 멋스럽다.

사실 필자도 학창시절 ‘오만과 편견’이라는 관용구 같은 제목을 보고 흥미를 느껴 그 책에 손이 간 것 같다. 통속적인 사랑이야기 같지만, 교훈적인 의미가 많이 녹아있어 꼭 추천할 만한 소설이다.

젊은 청춘남녀가 신분차이에서 비롯된 ‘오만과 편견’ 때문에 갈등하지만, 결국 서로 포용하고 이해하면서 결혼에 성공하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작금 대한민국에서도 ‘오만과 편견’이 광기마냥 횡행하고 있다.

일부 정치권과 언론계가 보여주는 ‘오만과 편견’은 정말 추할 정도로 저차원이라서 소설 속의 ‘오만과 편견’과는 도저히 비교하기 어렵다.바로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내정자의 사퇴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김종훈 내정자는 맨손으로 미국에 건너가 코리안 드림을 일궈낸 세계적인 학자, 경영인이다.삼고초려가 아니라 백고초려라도 해서 데려올 가치가 있는 인재 중의 인재가 아닌가?

CIA 자문위원 경력을 트집 잡아 마치 미국의 스파이나 되는 것처럼 몰아붙이다니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도대체 무슨 정치적 목적이 있기에 이런 유치하고 비열한 ‘오만과 편견’으로 나라까지 망치려 하는지 묻고 싶다.

김종훈 내정자는 영구 보장된 부와 명예조차 포기하고 조국에 돌아와 헌신하고자 했다.하지만 그 조국에서 예기치 못한 ‘오만과 편견’의 장벽에 막혀 그 귀중한 꿈을 접고 말았다.

프랑스의 드레프스 사건처럼 대한민국 국격을 깍아먹은 수치스런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영토가 비좁고 자연자원이 빈약한 우리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한 원동력은 뭐니뭐니 해도 우수한 인적 자원이다.

또한 앞으로 더 발전하기 위해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인적 자원이다. 더욱이 지금은 글로벌 시대,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는 글로벌 인재가 더없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당연히 7백만 해외동포 중에 인재를 찾아 영입하는 것이 지름길이다.시대착오적인 ‘오만과 편견’으로 조국 위해 헌신하려는 해외동포 인재를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설령 다소 흠결이 있다고 해도 또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도 포용하고 이해해야 옳다.소설 ‘오만과 편견’에서처럼 말이다.

안상정 / 논설위원

안상정 /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