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족오의 전설을 품고 있는 금오산 자락, 화사한 단풍과 저녁노을이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분수광장에 구미놀이패 말뚝이의 신명나는 놀이한마당이 펼쳐져 여흥을 돋우고 있다.

지난22일 정오, 이 행사를 주최한 말뚝이(창립30주년 가을정기공연)는 무을 풍물과 하회별신굿탈놀이 춤사위로 휴일을 맞아 금오산을 찾은 시민들에게 걸쭉한 막걸리 한잔을 권하며 시민의 막혀 있던 애와 한을 해학으로 풀어나갔다.

이번 공연은 구미시와 시 문화원을 비롯한 민속 문화관계자 다수의 후원에 의해 열린 공연으로 쇳소리로 시민의 근심걱정을 쫒고, 장구소리로 신명을 불러오고, 북소리로 시민의 흥을 돋우며 흥겨운 몸짓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열어 가자는 정기공연이다.

이날 금오산 분수광장에는 본 행사를 여는 길놀이 행진에 이어 고사(告祀)가 진행됐다.
신명(神明)에게 고하는 제축문[祭祝文]의 내용은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또한 일자리가 없는 시민을 비롯한 젊은이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길 도와달라는 간절한 바램이 담겨 있다.

또한 청소년들이 입시위주의 경쟁사회에서 전인교육의 열린 세상으로 나와 달라.’는 간절함이 가을 하늘로 높이 날아올랐다.행사의 본마당에서는 청춘가 ,밀양아리랑 등 ▲민요가락과 ▲호남좌도의 고깔설장구 ▲영남사물놀이 ▲호남좌도 필봉농악 ▲양반춤 ▲대동놀이를 끝으로 제1막을 내렸다.

제2막에서는 하회별신굿탈놀이로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들은 척’ 바보처럼 살아야 했던 민초들의 애환이 담긴 이매마당과 ▲백정 ▲할미 ▲파계승 ▲양반선비마당으로 탈놀이의 전승 주체인 민중들의 억눌린 감정과 불만들을 해소시켜 가기 위한 전통 민속 문화의 진수를 관객들에게 유감없이 선사했다.

이 행사의 후원단체인 금오공대 소속 동아리 팀인 금오 민속 문화연구소(단장 전진원)는 “농악 문화를 이어가는 차세대 젊은이들과, 민중의생활을 해학으로 풀어내는 경험 많은 대선배들과도 어울려 이렇게 멋진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향후 젊은이들의 참여를 확산시키는 민속 문화 지킴이가 되고 싶다.”고 소신 감을 피력했다.

한편. 본 말뚝이패의 회원 구모씨(남,50,형곡동)는 “오늘행사는 구미시민예술회관에서 지난6월12일 창립30주년 기념공연을 마친 후 진행되는 정기행사였다.”며 “30년 전 말뚝이가 시발점이 돼 우리문화지킴이의 역할을 하고 있는 자생문화단체가 됐다는 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북.중부취재본부 / 이찬희 본부장 nimacho@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