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18.01.11.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 정부가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례와 같은 정부보조금 부정수급사건을 근절하기 위해 3중 점검·감시 체계를 마련했다.

중학생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해 국민적 공분을 크게 산 이씨는 13년 동안 12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아 고급승용차 구입·유흥비 등에 쓰면서 기초생활수급비 1억 2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보조금 수급체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2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방안을 확정했다.

이 총리는 앞서 지난해 10월 국무회의에서 "어금니 아빠 사건은 가혹한 범죄행위가 충격을 줬지만, 국고보조금이 얼마나 부실하게 집행되는지 입증됐다는 점에서 행정부로서는 굉장히 부끄러운 사건"이라며 실태점검과 이를 토대로 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었다.

정부가 67조원 규모인 보조금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마련한 대책의 핵심은 ▲전산시스템 ▲기관 ▲주민이 '3중'으로 정부보조금 집행 실태를 감시하는 동시에 지자체의 자체운영 보조금 관리체계 마련으로 '정부 관리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방안'을 논의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18.01.11.

지난 10년 동안 정부 국고보조금 총액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하지만 늘어나는 보조금과는 달리, 보조금이 엄정하게 집행되고 있는 가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신뢰가 높지 않다는 게 현실이다. 그는 "그 동안 정부도 보조금 집행을 엄정하게 하기 위한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했지만(허술한 점이 많아) 그것이 완전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총리는 "보조금 문제는 뇌물이 그런 것처럼 참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며 "그것을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간의 모종의 이익 공유 관계가 생기기 때문에 서로 간에 비밀리에 거래를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깐 좀처럼 드러나기 어려운 그런 속성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또 "현장의 그러한 어려움들을 감안해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며 "보조금이 부당하게 지급되지 않도록 사전에 걸러내는 방법, 보조금이 집행되는 과정과 결과를 상시적으로 점검하는 체제, “보파라치(보조금+파파라치) 자율적인 ‘신고활성화’를 위해 신고자에게는 신분·비밀 보장 및 신변보호와 함께 최대 30억원의 보상금 또는 최대 2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방안'을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18.01.11.

정부는 부정징후 자동알림 기능과 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 개선, 부정수급 점검 강화 및 신고활성화 등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방안 대책을 마련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우선 보조사업 관리 단계별로 '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e나라도움)'의 부정수급 검증기능이 개선된다. 현재 운영 중인 부정수급 모니터링 50개 패턴을 이달 말까지 정교하게 다듬고, 올 상반기까지 수급자격 등 변동알림기능을 추가로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국무조정실 부패예방감시단은 ▲보건복지 ▲농림수산 ▲고용노동 ▲교육환경 등 부정수급 4대 빈발 분야에 대해 불시에 유형별 점검대상 표본을 무작위로 선정해 관계기관과 합동·기획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정부는 합동·기획점검에서 적발된 부정수급자와 관련 업무를 소홀히 한 공무원을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검·경은 보조금 관련 '숨은 비리'를 발굴하고,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했던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구상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부정수급 신고사건 이첩과 신고내역 분석자료 제공업무를 맡기로 했다.

현행 보조금법에는 부정수급 적발과 동시에 향후 관련 사업에서 배제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 조항과 보조금 반환 이외에도 5배 이내의 제재부가금 부과 조항, 소관부처 홈페이지에 명단공표 조항 등이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1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24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2018.01.11.

아울러 소관부처의 보조사업 점검 강화를 위해 현재 재량사항인 '보조사업 점검평가단'의 구성을 의무화하고, 지자체의 기준 인건비를 상향·조정해 17개 시·도에 보조금 부정수급 점검을 위한 전담조직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을 대응하는 “지방보조금 통합관리시스템(가칭)” 개발·구축에도 힘쓰며, “시스템 검증-관계기관 간 점검·단속-주민참여 자율감시”의 3중 점검·감시체계를 구축해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뿌리 뽑아)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CNB 국회방송 임춘형 보도부장 ecnb@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