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장애인차별철폐경주공동투쟁단(이하 420경주공투단)은 지난 12월 23일부터 진행된 ‘경주시 범죄시설 봐주기 행정 감사청구 서명운동’의 결과를 모아 12일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접수했다. 앞서 공투단은 ‘범죄시설과 설립자 일가 감싸기’ 논란을 불러온 경주시 행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철저히 규명하기 위한 ‘감사청구 추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총 1,901명의 시민들이 서명에 동참하였으며, 이는 감사청구 요건인 300명보다 6배 이상의 인원으로 경주시의 부당한 행정을 바로 잡아달라는 시민들의 바람을 보여준다.

경주는 2008년 경주푸른마을 14세 장애인청소년 사망 사건을 시작으로 선인재활원, 혜강행복한집에 이르기까지, 사회복지법인 산하 장애인시설 6곳 중 절반에 달하는 3곳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이 되풀이되고 있다. 학대와 인권유린의 양상은 매우 유사했다. 학대 주도자는 모두 설립자 일가 운영진이었고, 거주인에게 지원되어야 할 보조금과 입소보증금을 착복하고 횡령하는 등 경제적 착취를 일삼았으며. 거주인을 폭행하거나,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심각한 학대가 반복되었다.

장애인시설 인권유린이 유사한 양상으로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주시의 ‘범죄시설 봐주기 행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폭행가해자이자 설립자의 아들인 전 원장의 장인이 이사장으로 승인되는가 하면, 「사회복지사업법」에서 규정하는 행정처분 가중조치도 위반하며 처분을 취소하는 등 ‘설립자 일가들을 노골적으로 감싼다’는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경주시는 ‘사법처분 결과를 보고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경주푸른마을 전 이사장 유죄판결, 혜강행복한집 전 원장의 ‘실형 선고’로 심각한 범죄가 명확히 확인되었음에도 법인과 책임자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미루고 있다.

그 결과, 시설에 거주인들은 끊임없이 학대공간에 내몰렸으며, 이를 바로잡고자 문제제기에 나선 공익제보자만이 온갖 탄압과 불이익을 당해야 했다. 이에 420경주공투단은 경주시를 상대로 범죄시설 봐주기 행정 의혹에 대한 공익감사청구에 나서게 되었다. 공투단은 감사원이 이번 사안을 무겁게 인식하고 공익감사청구를 적극 수용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문제를 키워온 경주시 행정을 철저히 감사하여 경주시의 범죄시설 봐주기 관행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한편 경북도내 장애인시설 인권유린과 학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북도는 주요 문제시설을 상대로 집중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420경주공투단은 혜강행복한집과 경주푸른마을 감사가 예정된 3월 15일~19일 5일간 경주시청 및 해당 시설 앞에서 집중피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피케팅은 오전 11시 경주시청 앞에서 5일간 매일 진행되며, 감사 첫째날인 15일에는 오후 1시부터 경주푸른마을, 혜강행복한집 앞에서도 규탄 피케팅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투단은 감사원과 경북도 등 감사기관의 철저한 감사와 엄중조치를 다시 한번 촉구하며, 장애인시설이 설립자들의 왕국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범죄시설 현안에 적극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인권침해와 비리의 온상이었을 뿐인 범죄시설은 폐쇄만이 유일한 대책임을 분명히 하며, 근본적인 탈시설 권리 실현과 장애인정책의 변화를 위해 경주시 상대의 투쟁을 지속할 예정이다.

경주시 장애인학대시설 봐주기 행정 의혹 감사청구사유

경주에서 매년 심각한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2008년 경주푸른마을 14세 장애인청소년 사망 사건을 시작으로 선인재활원, 혜강행복한집에 이르기까지, 경주지역 사회복지법인 산하 장애인시설 6곳 중 절반에 달하는 3곳에서 심각한 인권유린이 되풀이되고 있다.

학대와 인권유린의 양상은 매우 유사합니다. 학대 주도자는 모두 설립자 일가 운영진이었고, 거주인에게 지원되어야 할 보조금과 입소보증금을 착복하고 횡령했습니다. 또한 거주인을 대상으로 다단계 범죄를 저지르는가 하면, 거주인을 폭행하거나,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도 있었다.

해당 시설의 설립자와 운영진들은 시설을 개인 소유물처럼 사유화해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친인척들을 포진시켜 이사회를 장악하였으며, 막대한 정부지원금을 보조받고 운영권을 보장받아 왔다.

사회복지법인과 장애인시설은 설립자 일가의 사익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국가보조를 받는 장애인시설은 100%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공시설이며, 이 시설의 운영주체인 사회복지법인 역시 사회복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존엄과 인간다운 생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공익사업’의 주체입니다. 이에 「사회복지사업법」에서도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은 공공성을 가지며 사회복지사업을 시행하는 데 있어서 공공성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과 시설들이 사익을 추구하고 거주인의 인권을 유린할 때, 경주시는 행정기관으로서 이를 감시감독하고 적극 조치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운영 시설들이 공익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지, 거주인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예산이 설립 및 운영원칙에 의해 바르게 집행되고 있는지 등을 감시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관계법령에 따라 행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경주시의 의무이자 역할이지만 경주시는 단 한 번도 학대시설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러한 장애인시설 인권유린이 유사한 양상으로 지속적으로 반복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주시의 ‘범죄시설 봐주기·소극적 행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주푸른마을 사망 사건부터 혜강행복한집에 이르기까지, 경주시는 언제나 ‘사법처분 결과를 보고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그 결과, 범죄행위를 한 법인운영자·설립자 일가는 사퇴 후 시설장을 교체하거나 친인척 및 측근들로 이사진을 변경해 이사회를 장악하는 방법으로 운영권을 행사하고 사법처분을 무력화했다.

따라서 무수한 유사사례에서 범죄행위를 한 운영진들이 사법처분과 법의 허점을 악용해 책임을 회피하고 운영구조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인권단체와 전문가들은 학대가 발생한 시설은 발각 즉시 폐쇄하고 해당 법인을 해산하는 수준의 강력한 조치를 근본적인 대책으로 제시해왔습니다. 경상북도 내 같은 기초지자체인 구미시의 경우, 2014년 ‘구미판 도가니’로 불리는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사건이 발생하자 이사진에 책임을 물어 전원 교체하고 설립자 및 운영진과 이해관계가 없는 공익이사회로 전면 개편하는 등 즉각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러나 경주시는 이러한 적극적인 조치는커녕, 범죄시설의 폭행가해자 친인척을 대표이사로 승인하거나, 사회복지법인 이해관계자들은 이사로 승인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정을 지속해 왔습니다. 이에 다수의 언론과 지역 시민사회는 경주시의 범죄시설 봐주기 의혹을 제기하며 행정기관으로서 운영법인과 시설에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해 강력한 행정처분을 조치할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또한 경주시의회, 경북도의회 등 지방의회에서도 반복되는 시설 인권유린에 대한 경주시의 미온적인 조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거센 비판이 제기되고 있던 2020년, 경주시는 인권침해 반복시설인 ‘혜강행복한집’에 대해 「사회복지사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정처분 가중조치도 위반하며 범죄시설 봐주기 논란을 야기했다.

장애인시설 인권유린 문제 키운 경주시 행정,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경주시는 학대 사건의 책임을 물어 이사진을 해임하거나, 운영법인을 해산하거나, 범죄시설을 폐쇄조치 한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결국 경주시가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회피하는 동안, 가장 고통 받았던 사람들은 학대공간에 내몰린 거주 장애인과 이를 세상에 알린 공익제보자였습니다.

이에 감사원 감사청구를 추진해 경주시의 부당한 행정실태를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경주시의 잘못된 행정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더이상 장애인시설 인권유린이 반복되지 않도록 귀 기관의 철저한 감사를 요청드립니다.

경북취재본부 / 박호일 총괄본부장 phi02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