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곤장군 호국기념관(이하 호국기념관) 주차장에 벼를 말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져 달성군의 국가보훈시설 관리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달 4일 대구 달성군 유가읍 양리에 위치한 호국기념관 주차장에 수확한 벼를 말리기 위해 펼쳐진 현장이 목격됐다.

호국기념관 관계자는 “달성군 해당부서 담당자의 허락 하에 벼 말리기를 했다”는 인근주민의 증언을 청취하고 해당부서의 답변을 요구했다.

비서실은 해당부서에 확인한 결과 “그런 사실이 있다” 그렇지만 “기념관도 폐쇄돼 있고, 관람객이 오는 시즌도 아니고, 주차장도 비어있어 나락(벼)몇 일 말리는데 사용할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A씨는 “공군 유일의 국가수호보훈시설로 지정된 장소다. 이런 일이 국립묘지나 호국원, 다부동 전승기념관 등에서 발생되었다면 과연 어찌되었을까?”라며 항의했다.

유치곤장군 호국기념관 주차장에 인근주민이 수확한 벼를 말리는 모습

달성군 관계자의 답변에 A씨는 안타까움을 드러내며 “공무원이 사적으로 이웃을 돌보는 것은 아무런 흠이 되지 않지만, 공적 판단은 국민(군민)을 위해서 행해야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유치곤 장군은 1964년 개봉한 영화 ‘빨간 마후라’의 실제 주인공으로 6·25 전쟁 당시 203회 출격 기록을 수립한 불멸의 전쟁영웅으로 2000년 새천년이 시작되는 밀레니엄 해에 국가보훈처는 1월 호국인물로 선정했다. 2013년 1월에도 이달의 호국인물로 두 번째 선정됐다.

또 용산 전쟁기념관에는 전쟁기념사업회에서 6.25 전쟁영웅으로 선정된 유장군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장군의 흉상을 6.25전쟁 Ⅱ실에 봉안했다.

호국기념관은 공군 유일의 국가수호보훈시설로 지정돼 장군의 업적을 기리고 역사의 교육장이 되길 바라는 뜻에서 달성군민과 공군 지원으로 2005년 개관했다.

하지만 준공한지 17년인 지난 2021년 안전진단결과 사용불가판정을 받아 휴관한 상태로, 부실공사여부에도 군민들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달성군민들은 지난 시절 중요시한 비슬산 관광지 개발에 수 백억원을 들였지만 적자투성이라 지적하며 “이제는 유치곤장군 호국기념관이 제대로 된 국가수호보훈시설로 거듭 태어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 국회방송 대구총괄취재본부 양덕모 보도국장 ecnb@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