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목포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의 통합 교명으로 ‘국립김대중대학교’를 공식 제안했다. 교육부가 두 대학이 요구해 온 ‘연합형 통합(느슨한 통합)’ 모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이 직접 교명 논의에 뛰어들며 향후 절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교육부 내부에서는 대학본부를 두는 캠퍼스에 ‘통합 총장’, 본부가 없는 캠퍼스에는 ‘캠퍼스 총장’을 두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규모 역시 순천대 6,554명, 목포대 6,194명 등 비슷해 일방적 흡수 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지역 교육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치권의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 국정감사 당시 신중론을 보였던 교육부 기류가 최근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국회에서는 통합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캠퍼스 총장직 선출 방식 등 세부 쟁점은 남아 있지만, 지역사회에서는 “국립 의과대학 유치라는 공동 목표 아래 조율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전남 지역 의원들은 통합대학 명칭으로 ‘국립김대중대학교’를 제안하며 상징성과 브랜드 가치를 강조했다. 이들은 “전남 출신인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주의·인권·평화·통합의 가치를 구현한 인물로, 통합 국립대의 정체성을 가장 분명히 드러낼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조지 워싱턴대, 제임스 메디슨대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역사적 인물을 대학명에 사용하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전남 국회의원들은 “전남 통합 국립대학은 단순한 학교 결합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 100년을 견인할 국가적 프로젝트”라며 “정부와 지역사회가 2026년 개교를 목표로 속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국회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통합대학 교명은 앞으로 양 대학 구성원 의견수렴과 공모 절차를 통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정치권이 꺼낸 ‘국립김대중대학교’ 명칭이 실제 교명으로 채택될지 주목된다.

CNB국회방송 호남본부장 오경태 okt079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