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평구 여성친화도시조성 지원사업, 결혼이주여성 3명 고입검정고시 합격-

필리핀 출신 결혼이주여성 마리아제인씨는 지난 22일 고입검정고시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한국에 온 지 벌써 6년이 넘은 그는 변변한 직업을 가질 수 없었다. 고향에서 전문대를 다니다 중퇴했지만 이를 증명할 수 없었다. 시간도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서다. 한국어 실력도 서투니 직업 선택에 제약이 많았다.

마리아제인씨는 지난 3월27일 개강한 ‘다문화가족 고졸검겅고시 입문반’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를 포함 결혼이주여성 8명이 공부를 시작한 뒤 2달도 안 돼 중입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공부는 계속됐다. 폭염이 유난히 지독했던 올 여름, 더위도 잊은 채 공부에 매진했다. 낯선 한국의 역사나 꽤 어려운 수학 문제도 이들의 열정을 멈출 수는 없었다. 마리아제인씨와 우즈베키스탄 출신 가이포바소히다, 페루 출신 빠소로사 등 3명이 8월6일 고입검정고시에 도전, 모두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마리아제인씨는 “검정고시 공부를 하면서 한국어 실력도 많이 들었고, 그동안 몰랐던 한국의 역사와 문화 등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면서 “검정고시 교육을 통해서 꿈을 키울 수 있고 희망도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함께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한 나머지 2명과 함께 내년 초 있을 대입검정고시에 도전할 계획이다. 대학에서 영어나 자신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학과에서 공부해 전문직 여성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 고입검정고시 입문반 과정 수료식이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열렸다. 이 사업은 부평구가 올해 여성친화도시조성 공모사업으로 지원한 것으로, 부평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했다.

이날 고입검정고시 합격자 3명과 함께 중국과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5명 등 총 8명이 수료증을 받았다. 이들 중 중국인 위쇼춘씨와 조선족 권금숙씨가 9월16일 고입검정고시에 도전한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송봉선씨는 “결혼이주여성은 한국어가 서툰데다, 고향의 학력을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라 주로 생산직에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결혼이주여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검정고시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씨는 “수료식과 함께 고입검정고시 입문반 지원 사업은 끝이 났지만 이들의 도전을 돕는 일은 계속하게 될 것이다”면서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성원 / 기자

윤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