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발생한 농협은행의 금융사고 가운데 절반이 내부 직원에 의한 배임·횡령·사기로 드러났다.
일부 사건에서는 ‘외부사기’로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사건조차 내부 직원이 공모하거나 협조한 정황도 확인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 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2025년 8월 농협은행 금융사고 중 대출 관련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8월까지 발생한 10건의 대출 관련 금융사고 중 5건(50%)이 직원의 범죄행위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직원 관련 사고의 총 금액은 293억 원에 달하며, 유형별로는 ▲업무상 배임 3건, ▲횡령 1건, ▲사기 1건으로 집계됐다.

■ “외부사기”로 보고된 사건에서도 직원 공모 정황

농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보고한 사건에서도 직원의 과다대출 가담 정황이 포착됐다.

문 의원실이 확보한 농협은행 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A지점 여신팀장 ㄱ씨는 이중 매매계약서가 사용된 부동산매입자금대출 건에서
감정평가액을 부풀리기 위해 특정 감정평가기관이 선정될 때까지 44회에 걸쳐 감정평가 의뢰·취소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대출상담사 ㄴ씨는 A지점과 B지점의 직원, 감정평가기관, 대출인 사이를 오가며 ‘브로커 역할’을 수행,
총 98건, 275억 원의 대출을 실행하도록 주도했다.
감정평가 부풀리기로 인한 과다대출 금액은 약 76억 원으로 추산되며,
ㄴ씨를 포함한 관계자들은 현재 서울중앙지검에 고발되어 수사 중이다.

■ 직원이 부당대출로 코인·주식 빚 갚아… 근무시간 중 430건 거래

한편, 농협은행 내부 직원이 개인 투자 손실을 메우기 위해 부당대출을 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직원 ㄷ씨는 2018년 11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코인·주식 투자로 총 5억 5,800만 원의 손실을 입은 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모친 명의로 위조된 부동산임대계약서를 이용해 8,500만 원의 부당대출을 받았다.

ㄷ씨는 해당 자금을 투자 손실 상환과 추가 코인 투자에 사용했으며,
근무시간 중에도 **430건(총 3억 5,800만 원 규모)**의 코인·주식 거래를 반복한 것으로 감사보고서에 적시됐다.

■ 문금주 의원 “기강해이 도 넘었다… 신뢰 회복 위한 근본대책 필요”

문금주 의원은 “농협은행 직원들의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며,
“이런 은행에 농민과 금융소비자들이 어떻게 신뢰를 가지고 돈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직원에 의한 사건을 포함해 그간 발생한 모든 금융사고를 전수 분석하고,
**‘금융사고 제로 달성 방안’**을 마련하도록 농협은행에 촉구했다”고 밝혔다.

CNB국회방송 호남총괄본부장 오경태 okt0797@naver.com